새우튀김 사이에 꽂았던 앙증맞은 초
2021. 5. 8. 02:14ㆍESSAY/LOVE
우리를 기념하며
새우튀김 사이에 꽂았던 앙증맞은 초
다 먹고난 책상 위에는 치워야 할 것들이 하나씩 없어지는데
초를 집자 웬일인지 그걸 챙겨간다는거야
왜?
'누구한테 배웠어~'라며 히죽거리던
순간
그 순간을 어떻게 잊을까
'지은이는 참 별 게 다 의미고 기념이야~'랬으면서
그걸 흡수해버리다니
있지 그런 찰나 조차도 내겐 너무 소중해서
눈에 꼭꼭 담았어
마음만 먹으면 눈을 감은채 재생할 수 있을만큼
우리는 모든 것을 얼마든지
사각형 안의 사진과 동영상으로 남길 수 있지만
지금처럼 미처 '그 순간'을 포착하지 못했을 땐 말이야
이렇게라도 꾹 눌러담아서
마음 안의 스프링노트 한 면에
끼워놓아야 하거든
절대 떨어지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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