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21. 15:44ㆍESSAY/INSIGHT
우리 멤버들은 다른 업계에서 이직해 온 경우가 많다.
동종 업계 사람은 상식이란게 장착돼 있기에 오히려 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른 살이 넘도록 키보드를 만져본 적이 없는 사람도 우리에겐 딱 들어맞는 인재가 될 수 있다. 언젠가 친구녀석이 '난 사선출세를 할거야'라 말한 적이 있다. 사선출세?
수직출세는 기존에 보던 출세 스타일이다. 과장/ 부장/ 임원을 거쳐 계속 위로 가는 것으로, 지금까지 조직에서 살아남는 유일무이한 방식이었다. 거기서 벗어나면 '라인을 벗어났다'란 표현을 쓴다. 악마같은 말이다. 이렇게 되면 보통 재기가 불가능해진다. 이 광경을 몇 번이고 목격했다. 차기 부장감으로 주목받던 선배가 임원실로 불려가더니 지방 파견 통보를 받은 순간부터, 당사자는 망가졌으며 주위 사람들은 수군거렸고 태도는 은근히 변했다. 기업의 논리는 이리 폭력적이었다.
'수평출세'란 회사를 그만두고 다양한 분야에 손을 뻗어 사회적으로 넓어진 표면적을 이용해 살아가는 방식을 말한다.
책을 쓰거나 유명해지는 등 수평적으로 활동을 확장시키는 것이다. 정확히 말해 출세라는 단어보다는 커리어의 '수평전개'라 해야 옳을 것이다. 다채로운 일을 경험하는 것은 좋지만 수입이 일정치 않고 실제로도 잘 늘기 어렵다. 일을 확장시킬수록 피로도도 높아진다. 그래서 그 친구는 이 둘의 중간인 '사선출세'라는 길도 있으리라는 주장을 폈다. 조직 안에서 지위가 오르는 길을 밟으면서, 동시에 사적으로 특기를 갈고닦아 사회적 출세도 이루는 수평전개의 축도 세우겠다는 말이었다. 수직과 수평 양쪽의 벡터를 곱한 것이 사선 출세라는 것.
도쿄R부동산에서 가능한 것은 '지그재그출세'가 아닐까? 란 생각이 들었다. 올해는 수평, 내년엔 수직을 스스로 정하고 이루는 것이다. 매출이 최고 수준인 고액 연봉자는 올해 이런 수평 전개에 도전 중이다. '지금처럼 수직형으로 가다간 너무 지칠것 같다'란 말을 하더니 작년부터 촬영장소 검색 서비스 사업을 시작하였다. 수많은 카메라맨, 스타일리스트, 광고 제작자 등과 연을 맺으며 촬영소가 갖추어야 할 조건을 알게 되었다. 이 시점에서 창업의 기회를 찾은 것이다. 일이 잘되면 그녀의 좌표는 180도 달라질 것이다. 이런 형태를 우리는 '지그재그출세'라 부르기로 했다. 장차 우리 조직 전체에서 활성화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