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R부동산 이렇게 일합니다) 난 무엇이 행복하고, 충만해지고 싶은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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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를 차려서 내가 골라온 상품을 늘어놓고 판다고 하자. 그 상품이 마음에 들어 사는 사람이 있으면 수입이 생기지만, 아무도 좋아하지 않으면 수입은 없다. 이것이 장사의 기본 원칙이다. 이런 결과에 대한 평가(보수)의 공정함은 고객에게 좀 더 사랑받기 위한 노력, 즉 동기부여로 직결된다. 결국 '힘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는 생물의 기본 원리에 따라 산다'는 도쿄 부동산의 감각은 너무나 설득력이 있고, 나는 기분좋게 동의한다.
'널 뽑는 게 아니었는데!'
흐흑.. 하지만 내게는 타고난 나의 무던함을 믿으며 상황을 극복하겠다는 각오가 있었다.
주변 사람들은 어이없어하며 '어쩜 이런 계통으로 직업을 바꿨냐'지만 나는 바꿨다는 느낌이 없다. 창조라는 행위를 보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무용수 시절에는 무형의 것을, 지금은 유형의 것을 다루며 거리의 기능을 만드는 창조를 한다.
고통이 반복되지만, 나의 약점을 메워가는 작업 끝은 아주 잠깐이더라도 지극히 행복한 순간이 찾아온다. 아마 나만이 느낄 수 있는. 이 빛나는 순간을 얻기 위해 오늘도 일상의 평범함을 갈고닦는 것이리라. 'stay hungry!'
장점만 취하는 조직론]
ⓐ. 우리는 공정성을 중요한 축으로 삼고 있다. 조직이 그렇단 생각이 들면 불만이 생기지 않는다. 이 점은 멤버와 멤버, 회사와 개인, 나아가 고객과 시장에 대해서도 동일한 태도여야 한다.
괴짜들만 모인 우리 부동산에 제약은 거의 없으나, 어쨌든 조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규칙은 필요하다. 규칙은 전제가 '성선설'이냐 '성악설'이냐에 따라 짜임새가 달라질 텐데, 우리는 전적으로 전자에 근거한 규칙을 설계한다.
이런 핵심만 짚으면 되기에 규칙의 수가 많지 않아도 전혀 문제 없다. 그런데 중요한 건 규칙은 언제든지 '재검토'가 필요하다. 인원수나 조직문화의 성숙도, 업무의 확대, 시장의 변화 등 상황은 항상 변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때그때에 맞는 공정성의 의미를 수립해 수정하고 있다.
ⓑ. 도쿄 R부동산은 매해 두 가지 목표를 세운다.
정성적 목표와 정량적 목표. 즉 미션과 성과이다. 둘 다 중요하다. 매출이 올라도 재미가 없으면 정체성이 흔들리게 되고, 재미가 있어도 매출이 오르지 않으면 지속 가능하지 않게 된다. 또 기본적으로 '좋아서' 모인 사람들은 애써 숫자를 의식하지 않으면 자칫 매출을 내지 못할 수도 있다. 이 두 가지를 같은 선에 놓고 동등한 가치로 인식하는 것이 우리 문화다.
ⓒ. 다양한 측면에서 서로를 존경하는 조직 문화를 지향한다.
이 사람은 이래서, 저 사람은 저래서 대단하다는 식으로 각자 하나씩 존경받는 구석이 있다.
ⓓ. 재미있을 것 같은데 돈이 되지 않는 일은 고민스럽다.
이런 일의 갯수는 밸런스를 잘 맞춰야 한다. 설령 수익으로 직접 이어지지 않는다 해도 점과 점은 언젠간 이어지는 법이다.
ⓔ. 프리에이전트 스타일로 일을 하려면 일을 지속하는 동기와 의욕이 높게 유지되어야 한다.
보통은 명예와 돈으로 성과를 환산해주지만, 사람마다 동기 부여는 여럿일 수 있다. 우리는 '재미'와 '설득력'에서 동기를 받는 사람들이 모여있다. 여기서 재미는 주변의 인적 환경도 포함된다. 일상적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환경에서 활동하는 것이 재미가 된다. 설득력은 공정성, 자유와 합리성이 있어야 생긴다. 노력하면 대가가 있고 납득할 때까지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공정한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이게 안되면 술집에서 뒷담화가 늘며 의욕을 잃기 십상이다.
또 동기부여의 구조를 계속 유지하려면 매력적이고 올바른 사업 콘셉트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세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일을 하고있단 의미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 개인이라는 생각으로 일을 하다 보면 개인 사업자의 감각도 익힐 수 있다.
ⓖ. 비전=길. 조직이 클수록 회사는 분명하고 지속적으로 비전을 제시해야한다.
하지만 정도가 중요하다. 비전이 개인을 필요이상으로 구속하게 된다면 비전 자체 보다는 개인들이 수동적인 부속품이 되어가며 비전의 의미마저 퇴색된다. 그저 가야할 곳의 방향만 느슨히 알려주고, 각자가 오아시스를 발견해 잠시 머물기도 하면서 길을 걸어가는 마라톤, 혹은 순례길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그 과정에서 서로에게 생수를 건네줄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의 비전은 '취향이 있는 공간의 증식'이 된다. 그런 공간에 대한 정의는 멤버와 사이트 이용자 각자에게 맡긴다.
ⓗ. 우리가 하는 일이 정말 의미가 있다면 내버려 두어도 혼자 자꾸 퍼질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사업들이 알아서 모방하고 따라할 것이다. 사회를 위한 일을 했다는 방증이다. 또 이것의 전파가 결국은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이다.
ⓘ. 조직이나 규칙은 '자연스럽게' 생겼을 때 강하다.
회의에 관한 폼을 생각나는 대로 시도해 보다가, 점차 불참자가 늘어나면 그 회의의 콘셉이 '관심을 끌지 못한다'는 반증이므로 중단한다. 그때는 지속되지 않는 이유와 변화를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자연스럽게 생긴 조직은 자발적인 조깅부, 카레부등이 있다. 업무와 관련된 매매부도 있다. 일의 연장선이기도 하지만 동아리라는 신선한 긴장감이 우리를 즐겁게 한다.
상황을 만들고 콘셉트를 움직이는 주체는 결국 사람이므로, 이들로 인해 조직이 변화하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것이다.
우리 안에 일어나는 것들에서 의미를 찾으려 한다.
의미없는 일에 의미가 있다.
ⓙ. 공간이란 것은 자기 손을 거치면 거칠수록 그만큼 애착이 생기기 마련이다.
우리는 같이 테라스를 꾸몄다. 실질적으론 무의미한 작업이라 여길수도 있으나 이는 멤버들의 소통을 돕는 부차적 효과가 있다. 이러한 이벤트는 전원참여를 강요하기보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 일체감을 높이는 또 한가지의 방법. 우리 회의의 의장은 매년 돌아가며 맡아진다.
의장이 사회를 보며 리더의 역할을 감내하다보면, 전체를 볼 수 밖에 없는 의식이 생긴다. 그러면서 자신의 일과 타인의 일까지 볼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갖추는 것이다.
우리는 겸업을 권장하는데, 그 이유는 개인이 다방면으로 인맥과 전문성을 넓힌 것이 다시 조직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렇게 네트워크를 열어서 활용하는 것이 닫아두는 것보다 훨씬 이점이 많다. 신규 사업에 대한 도전도 장려된다. 비슷한 겸업은 시너지 효과를 낸다. 바바는 대학 선생이기 때문에 여러 강연에 불려다니며 도쿄부동산을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본업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상태라면 당연히 겸업은 배보다 배꼽이 큰 격이다.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개인이 모인 조직에선 '관리'를 그다지 꼼꼼하게 할 이유가 없다. 경영자가 있긴하지만 그다지 대단하게 여기지 않고, 중간 관리직도 필요없다. 새로운 노하우는 대부분 현장에서 개발된다. 그러니 멤버들에 대한 신뢰는 날이 갈수록 두터워진다. 따라서 매니지먼트는 '관리'보단 '다음비전과 콘셉을 만드는 일'이 된다.
어찌됐건 다들 동등한 관계가 바람직하다. 더 열심히 하라며 토닥이는 분위기도, 인상쓰며 압박하는 분위기도 아니다. 시스템 자체가 부담을 느끼도록 하기에 문제없는 한 서로에게 화낼 일이 없다. 시스템이 공정하면 서로 원망할 일이 없어서 사내 인간관계도 원활하고, 서로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물론 중요한 의사결정은 권한을 가진 이가 내릴 수 밖에 없다. 단 우리는 그 사람이 결정하는 일의 범위가 상당히 제한적이다. 결정권한은 상하 관계가 아닌 주어진 '역할'에 따라 이루어진다고 해야 옳다. 회의 때도 우리는 물러나있고, 멤버들은 주인의식을 가지고 난상토론을 벌인다. 나는 2년차 멤버에게도 종종 혼이 난다.
멤버들은 자신의 프로의식이 투철할수록 더 많은 자유를 누릴 수 있음을 알고 있다. 그래서 채용이 중요하다. 우리 같은 팀을 만드는 핵심은 콘셉트와 인재 선발에 있는데, 우리는 채용을 할 때 감성/가치관/소통 능력 뿐 아니라 꿈과 의식 수준을 중시한다. 기본적으로 사람은 '하고싶은 일'에 열심이라 생각하고, 하고 싶은 일을 좋아하는 동료와 함께하며 해이한 사람은 없다고 믿는다. 결국 이 일을 '하고싶다'란 마음가짐에 비길만한 것이 없다.
이들이 어떤 대화를 하며 회의를 할지 무척 궁금했다. 그러나 나의 기대는 산산조각났다. 예술적, 철학적인 대화는 없이 숫자로만 각자의 진척 상황을 보고했다. 노동법의 보호를 받는 정직원이 아니라 개인 사업자의 집합체인 이 조직은 멤버들이 진검승부를 하듯 회의에 임했다. 명료하고 설득력있는 대화가 오갔다.
아무튼 생활이 걸려있다. 이곳의 사람들이 수입을 얻으려면 도쿄R부동산이 고객에게 항상 매력적인 존재여야 한다. 이 집단에서는 개인과 기업의 이해가 완전히 일치한다. 일반적 고용 관계가 형성되는 회사에서는 경영자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직원들을 끊임없이 고무시켜야 하지만, 여기는 그 대척점에 있는 자율적인 인간들이 모인 조직이다.
도쿄R부동산이 발명한 것은 새로운 관점에서 부동산정보를 제공하는 근사한 웹사이트만이 아니라, 그 기반을 이루는 조직 시스템과 일하는 방식이다. 이것이야말로 그들의 발명품!
사업경영과 재미경영
우리가 별나다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우리 일은 수만 개나 있는 부동산 중개이니 조금도 별난 일이 아니다. 우리가 일을 하는 방식과 조직을 꾸리는 방식은 지극히 일반적 업무에도 충분히 도입될 수 있고 흥미로운 결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 사업도 '모든 이가 원하는 것'을 고민하는 게 아닌 '우리 마음에 드는 것'을 알리는데서 출발해 사회와의 접점을 찾으려 한다.
우리는 물건을 소개할 때 주관에 따라 진솔하게 작성한다. 소개글에 개인의 문체, 성향이 묻어난다. (본인이 살고 싶을 만큼 정말 탐나는 물건, 수도 설비에 상당한 각오가 필요함 등) 고객들은 이런 글을 읽으며 점차 자신에게 맞는 담당자를 알게 된다. 이런 모종의 공감대를 이룬 두 사람이 현실에서 만나면, 거기엔 그루브가 생긴다.
누군갈 이걸 찾아줬음 좋겠는데.. 하는 물건에 관심을 보인 고객이 나타나면, 그는 고객을 만나러 나가 자신의 최선을 다한다. 회사의 지시를 따르는 게 아닌 프리에이전트로서 자신의 의사에 따라 움직이는 개인이다. 이 흐름이 중요하다. 개인의 진정한 니즈와 주관에 기반한 일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냉정과 광기를 넘나든다> 세상엔 흔히 우뇌, 좌뇌파가 있다고 한다. 고객과 직원을 끝없이 매료시킬 수 있는 기업은 이런 다양한 측면을 균형감있게 겸비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뇌만 뛰어나선 경영이 신통치 않을수도 있고, 좌뇌만 뛰어나면 감동을 줄 수 없다. 우리는 크리에이터적 면모가 많지만, 부동산 실무는 크리에이터가 선호하는 일이 아니다. 실제로 지극히 현실적이다. 일일히 물건을 찾아 협상을 하고 고객 안내를 반복한 뒤, 다시 조건을 맞추조 조정하며 계약으로 이끄는 과정을 몇 번이고 거치니까. 일반적으로 부동산 실무 담당자는 감각적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고, 창조적인 인물들은 부동산 실무를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런데 재미난 일에 사회적 의미와 경제적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야말로 창조이며, 이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모인다면 재미난 일들이 일어날 것이다.
보통 조직에서는 인물별로 적합한 역할을 부여하기 마련인데, 우리는 서로 다른 유형의 성질을 전원이 겸비하도록 한다. 물론 한계가 있지만 팀의 문화, 시스템에 따라 어느 정도는 가능하다. 예술적 기질이 강해 계약서 문구, 숫자 계산으로 끙끙대는 멤버가 있다고 해보자. 비효율적이라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팀의 팔다리를 훈련시키는 일이라 생각한다.
사업 상의 판단에서도 그렇다. 우리의 일을 언제나 창조적 작업이라는 관점에서 평가하고 스스로 비평하지만, 동시에 현실 사회에서 어떻게 자리매김시킬지, 사회의 요구에 확실히 부응할 지 고민한다.
이 둘을 양립시키려면 논의에서도 요령이 필요하다. 우선은 논제를 크게 정해놓고 시작하고, 오늘 결정해야 할 것을 염두에 두나 샛길로 빠진 이야기에 가속도가 붙으면 한바탕 폭주하게 내버려둔다. 적당한 타이밍에 다시 현실적 이야기로 돌아오면 된다. 그러다 또 다시한번 현실에서 멀어져본다. 이를 반복하며 감각과 균형을 다듬는 것이다. 어떤 때는 진지한 직장인이다 어떤 때는 엉뚱한 괴짜가 되는 일, 그게 바로 우리가 지향하는 바, 일을 대하는 기본 자세이다.
당연한 무언가를 즐겁게, 시시한 일을 즐겁게 바꾸는 것이 우리의 장기다. 이미 즐거운 것을 즐겁게 보이도록 꾸미는 것엔 그다지 끌리지 않는다. 그리고 아직 기회는 너무 많다. 몹시 즐거운 주유소, 즐거운 치과, 세탁소... 앞으로 세상은 틀림없이 보다 더 즐거워질 것이다. 이런 기회를 발견하는 사람들에 의해.
자신이 하는 어떤 일이든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다. 변명하지마라. 약간의 상상력을 발휘하기 나름이다. 우선은 가슴이 설레기만 해도 된다. 동시에 경제적 이익을 낳는 생각을 해야 하고, 그 설렘을 지속시킬 수 있도록 담대하게 전략을 궁리해 획득해야한다.
규모가 아닌 영향력에서 성장하기> 우리는 성장을 인원수, 매출의 증가와 동일하게 보는 데엔 동의하지 않는다. 일단 어른이 되고나면 농구선수가 아닌 이상 신체적 성장은 의미가 없고 내면의 성장이 문제가 되는 것처럼, 영향력이 성장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데도 기업들을 몸집 불리기만을 성장이라 부르고 목표삼는다. 몸집 불리기는 기업이 건전성을 유지키위한 하나의 방편이긴 하지만, 주주들이 바라는 구조와 경영자의 금전욕도 얽혀있을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축은 '사회에 대한 영향력'이다. 쓸데없이 몸집을 키우려 애쓰지 말고, 되려 경계해야한다. 순수하게 창조에만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며 질적인 진화를 거듭하는 이가 분명 영향력을 증대시킬 것이다.
제대로 진화해야 한다. 우리가 영향력을 키우고 싶은 이유는 세상을 보다 풍성히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크지 않아도 진화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야하고, 진화하지 않더라도 자부심을 느끼며 지속할 수 있는 일과 구성원의 의식을 다져야 한다. 그러다 규모의 확대가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최적의 선택이 되면, 주저없이 택하는 것이다. 언제나 우리 자신과 동료의 생각, 거기에 공감해주는 사람들로부터 모든 것을 시작할 것이다. 제대로 된 진화의 방법은 이렇다고 믿는다.
우리는 사물을 논리적으로만 판단하는 것을 위험하게 생각한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누구나 같은 결론을 얻게되어, 남들과 같은 행동을 하게 되고 생생한 현장감과도 멀어진다. 우리 아이콘은 논리적이기보다는 직관적이다. 사람의 뇌는 상당부분 직감에 반응한다! 타격법을 논리적으로 이해한 선수보다 연습으로 감각을 지닌 선수가 홈런을 더 잘 치는 것처럼.
물론 논리도 중요하다. 가끔은 이렇게 이해할 필요도 있다. 또 감이 논리를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논리는 타당하기에 언제나 위험할 수도 있다. 감각적으로 맞지 않더라도 설득력이 있다는 이유로 논리가 받아들여지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논리는 애초에 가능한 일보다 불가능한 일을 설명하는 데 적합하다. 때론 그림 한 장을 보고 '이거 어때?'하면 그냥 '아 좋네,'하는 것 처럼, 정답에서 거리를 두고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고객과 만나면 동지의식을 느낀다. 길을 가다 그 사람의 분위기만 봐도 '우리 고객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틈새시장의 니즈를 찾아 남들과 다르게 일한다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가치관과 취향 등에서 우리와 '가까운 사람'들을 고객으로 삼는다는 의미다.
우리는 일반적 관점에서 불합격 점수를 받아도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면 매력적인 매물'에 강하다. 우리 멤버들은 남의 관심을 끌지못하는 물건을 골라 제 손으로 변신시키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다. 노진구같은 인물이매력있는 이유도 적당한 빈틈과 약점이다. 모든 것을 일일히 최적화 한들 조금만 달라져도 전체를 손봐야한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각자 역할이 너무 정확히 구분되도 우익수와 중견수 사이에 낙구가 나오기 쉽고, 쉬지않고 성장의 기회만 외치면 균형을 잃기 쉽다. 인간의 상상엔 한계가 있어서, 최적이라 생각하는 것이 사실 진정한 최고도 아니다. 우리는 어느 정도 물건의 약점을 허용하고, 그것을 매력적인 틈으로 만들고 싶다.
현대는 무엇을 만들어야할지 모호한 시대로 회귀했다. '어떻게 만들지'가 문제였던 시대에서 다시 차별화를 찾아 '무엇을 만들지' '새로운 가치는 무엇인지', 즉 HOW에서 WHAT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제는 일의 성패를 가르는 열쇠는 세상이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모색하는, 명확한 역할 분담 이전의 상태에서 찾아야만 한다. 그래서 일은 프로젝트 형태로 시작될 수밖에 없으며, 일하는 방식도 새롭게 찾아내야 한다. 이는 조직마저도 프로젝트처럼 운영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한 덩어리가 되면 각자의 정체성을 상쇄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새로운 파트, 분야가 필요하면 인수나 회사를 만들기 보다는 제휴라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제대로 된 인간 사회는 가치관이 다양해야 한다. 균질함이 좋을때도 있지만, 나쁠 때도 있다. 다양성은 끝까지 남겨두어야 하는 가치다. '제대로'에 대한 정의는 계속해서 변해간다. 그 시대에 맞는 제대로를 가진 기업이 되고 싶다.
일이라는 건 개인과 아이디어가 본질적 요소이지, 회사라는 껍데기의 성장이 핵심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개인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상태이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테마가 생기면, 하고 싶은 사람이 나서서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팀과 조직을 그때그때 디자인하면 된다. 회사와 회사의 겨계는 모호해도 상관없다. 회사와 회사, 회사와 개인의 사이를 오갈 수 있어야 이상적이다.
하고싶은 일 하며 살기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느냐, 마느냐. 결론이 나지 않는 문제이다. 우리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있다. 다만 '전략적으로' 좋아하는 일을 한다. '좋아하니까 밥벌이가 되지 않아도 돼'는 나의 마음에 무책임한 것이다. 좋아하는 일이기에 사회적으로도 제대로 인정받고, 그 일을 지속하기 위해 심혈을 기우린다. 그래서 스트레스 없이 계속 갈 궁리만 한다. 또한 좋아하는 일이란 것의 범위를 계속 넓혀가며 더욱 내실을 기하려고 노력한다.
좋아하는 일을 삼으면 무엇이 좋을까? 우선 가치관이 맞고 함께 일하고픈 사람과 만날 가능성이 높다. 일로 만나는사람과 친구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취향같은 친구와 일을 시작하기도 쉽다. 그러다보면 사생활과의 경계가 사라지기도 하지만, 이게 오히려 행복할 수도.
나쁜 점은? 일이 힘들 때 자신의 소신을 굽혀야만 할때는 분명 고통스럽다. 좋아하기 때문에 더 타협이 어렵고, 자신이 옳다 믿는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 생각하면 얼마나 괴로울 것인가? 그래서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겠다면은 '일'이기에 정말 '잘'해야 하고, 노력과 자신감, 끝까지 파고드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재능의 한계가 있단 것도 큰 장애가 될 수 있다. 멤버 중 한명도 그랬다. 건축가가 되어 좋은 건물과 멋진 거리를 만들고 싶다는 꿈이 있었지만, 자신의 능력에 확신을 갖지 못했다. 그는 생각을 조금 바꾸어 건축가가 아니어도 저 꿈을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포기하지 않기 위해 포기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자기만의 방식을 찾아 즐겁고 당당히 헤쳐나가니, 결과적으로 어느 쪽도 포기한 것이 없었다. 그러니 요즘 같은 시대엔 '좋아한다'는 사실을 좀 더 유연히 받아들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기 위해선 자신이 정말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고 어디까지 인지는 누구보다 자신이 잘 알기 때문에, 몇 가지로 추리는 게 좋다. 그 다음 거기서 남보다 뛰어난 무언가를 만들어내야 한다. 평생 안심할 수 있는 자리따위는 세상에 없다. 가장 확실한 안심은 스스로 가치를 만들 수 있는 인간이 되는 것이다.
사업을 제대로 잘 하면 일 뿐 아니라 세상이 진보한다.
이익을 취하려는 사람들도 모두 진지하다. 문제는 과도한지의 여부이지,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정말 가치있는 일을 하는 사람은 이익을 내서, 의미있는 다음 한 수를 두어야 한다.
그치만 진정한 기쁨과 가치를 만들어내며 밥을 굶는 직업도 있다. 세상에 내놓는 가치와 받을 수 있는 돈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
인생은 커리어보단 여행에 가깝다 생각한다. 그래서 언제나 같은 장소에 있을 필요도 없고, 오히려 새로운 장소로 자꾸 움직여야 한다. 항상 업그레이드하지 않아도 되고, 그때그때 때에 따라 변환되면 된다. 사치하기도, 절약하기도, 호기심을 갖기도 친숙한 것을 찾기도. 감동과 자극, 만남을 추구하며 무언가를 발견해나가면 되지 않을까?
커리어는 차곡차곡 '쌓기'를 하는 것이지만, 인생과 일은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사람의 가능성은 훨씬 우발적으로 열릴 수 있다. 인생을 몇 단계로 나누어도 좋을 것 같다. 스킬보다는 지혜와 네트워크를 쌓는 것이 생명력을 길러가는 것이다.
이 나이가 되기까지 여러 친구들을 보았다. 단숨에 큰돈을 번, 착실히 계단을 밟아 승진한, 전원생활을 하는... 다들 부럽지만, 그 어느 생활방식도 우리와 맞지 않다. 우리는 왜 이렇게 일하는 방식을 택했을까? 일을 하는 방식 자체로 우리의 가치관을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이 책을 쓰며 다시 깨달았다. 우리는 단순한 부동산 중개 사이트라 생각하지 않는다. 수익면에서는 부동산이 핵심이지만 그보다 '가치관을 드러내기 위한 매체'란 점이 더 중요하다. 이에 공감하는 사람이 매우 많다고는 할 수 없어서 단순한 규모 확대는 꾀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회는 점차 세련되어가고 있다. 도쿄부동산이 사물을 대하는 시각, 가치를 전환시키는 것에 공감하는 사람들은 틀림없이 늘어날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현재 진행하는 사업을 축으로 삼아 조금씩 다른 방면에 눈을 돌릴 것이다. 어떤 계획이 있다기보단 구성원을 중심으로 전개한다는 방향만 있다. 새로운 도전의 순간에 어떤 인재들이 모여 있고 무슨 일을 하려는 지가 중요하다. 그때 도쿄부동산은 개인들의 자유를 담보하는 그릇이고 싶다. 또 새로운 도전에 상응하는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 주변을 설득하거나 끌어들이는 것 등도 해야한다. 이 과정을 어떻게 디자인할지도 일의 묘미이다. 조직은 그릇이나 도구에 불과하다. 중요한 건 그것을 이용해 누가 무엇을 하는가이다. 세포분열을하며 성장하는 생물처럼 멈춰있지 않고 변화하는 조직이야말로 우리가 바라는 바다. 어차피 사회는 늘 불안정하고 뭐가 옳은지도 알 수 없다. 그렇다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은 동료와 하는 게 낫다. 그렇게 우리는 멈출 수 없는 호기심, 팀워크를 무기 사망 다음 즐거운 일을 향해 또다시 나아간다.
나에게 중요한 단어는? ex) 가족, 여행, 초밥, 자유, LP ,. .
비전은 직업적 주제로, 우리의 경우는 개성과 취향이 있는 공간의 증식이다.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자유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여행은 꼭 할 수 있는 인생이어야 한다. 인생의 이벤트다.
초밥은 돈의 척도인데, 자가용은 없어도 맛있는 초밥은 마음껏 먹을 수 있을 정도의 경제력은 제대로 확보하기를 원한단 의미이다. 가족은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는 동료까지도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 단어들이 때론 상충하기도 하지만 하나같이 소중한 것들이다. 도전끝에 초밥을 먹을 수 없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동등하게 중요하다.
가치에 대한 이야기는 일반론이 될 수 없다. 그렇기에 자신의 가치관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으면 된 것이다. 자신에게 무엇이 중요하고, 어떻게 살고 싶은질 되짚으며 살면 적어도 허튼 길로는 가지 않으리라 생각한다.